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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가득한 집] 벗겨보면 의자를 알 수 있다
제목 [행복이 가득한 집] 벗겨보면 의자를 알 수 있다
작성자 보빈느 (ip:)
  • 작성일 2008-04-21 12: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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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빈느 앤티크 대표 김종수 씨

벗겨보면 의자를 알 수 있다

김종수 씨가 직접 업홀스터리한 의자들. 자신의 안목으로 구입한 앤티크 의자들에 하나하나 새옷을 갈아입혀보면 제대로 고른 것인지, 실수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외양적인 아름다운과 금전적인 가치로만 앤티크를 바라보기보다 그 이면에 숨겨진 매력,
즉 세월과 문화가 아름답게 겹쳐져 있는 역사성, 시대의 미감을 담은 문화성, 장인의 섬세한 손길로 매만져진 정성 등에 귀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

눈에 띌 듯 말 듯 봉긋하게 솟아오른 곡선에 절로 손이 간다. 곡선을 따라 미끄러지는 손끝에 매끈하게 착 달라붙는 이 감촉, 여인의 맨살만큼이나 매혹적이다. 몸을 맡기는 순간 엉덩이와 허리와 등은 ‘안락함’에 관한 한 최고의 호사를 누릴 만하겠다. 눈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장면과 느낌이 충분히 전해진다. 유럽 대륙의 역사와 문화와 일상을 한 마디로 압축시켜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앤티크 의자’를 가까이에서 만나본 소감이다. 그냥 앤티크 의자가 아니라 전문가 김종수 씨에 의해 제대로 ‘업홀스터리’upholstery된 앤티크 의자 말이다.
의자, 소파, 스툴 등의 좌석이나 등받이에 있는 패브릭을 교체하는 작업, 이것이 업홀스터리다. 그렇다고 간단한 ‘천갈이’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기존의 패브릭을 뜯어내는 것에서 새 패브릭으로 마감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100% 사람의 손길을 거칠 정도로 장인 정신을 요하는 작업이다. 게다가 천연 접착제인 애니멀 글루animal glue, 마나 삼베류의 천을 뜻하는 헤시안hessian, 말총horse hair, 옥양목인 캘리코calico 등 순수 자연 소재만을 고집한다. 이 정도면 솜 깔고 태커로 ‘탁탁’ 마무리하고 끝내는 일반 천갈이와는 비교할 수 없다. 말인즉, 정말 좋은 앤티크 의자나 소파를 소장하고 있다면, 그 가치와 품위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싶다면, 천갈이 전문점이 아니라 유럽 정통 업홀스터리 작업실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업홀스터리를 만나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자리하고 있는 ‘보빈느 앤티크’가 문을 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곳을 운영하는 김종수 씨가 영국의 정통 업홀스터리의 진수를 보여주니 말이다.
“정말 뒤늦게 찾은,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마음으로 뛰어든 일이 업홀스터리예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과 전혀 다른 세계의 일이었지만 하면 할수록,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분야인 것 같아요.” 서울대 철학과 졸업, 대기업 부장 역임, 제조업체 사장 역임….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화이트 칼라’의 전형적인 수순을 밟아온 사람이다. 육체노동과는 거리가 먼 그가 업홀스터리를 처음 접한 곳은 미국. 퀼트 디자이너인 아내 오영실 씨의 할아버지뻘 되는 집안 어른이 미국에서 이런 일을 하신다. 미국에 다니러 갔을 때 매장에서 천갈이를 거들면서 처음 그 맛을 보았고, ‘제대로 해야겠다’ 싶었단다.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과도 맞았고, 조용히 혼자서 작업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단다. 그 이유로 배낭 하나 둘러메고 유럽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업홀스터리의 현황을 조사하고 다녔다. 마지막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영국 웨스트 서섹스에 있는 웨스트 딘 칼리지에서 진행하던 일주일간의 단기 과정을 배워보고자 다시 짐을 쌌다. 영국 최고의 업홀스터리 전문가로 평가되는 리처드 리카르도 씨 밑에서의 일주일이 김종수 씨를 업홀스터리의 세계로 완전히 빠져들게 만든 것. 영국에서 돌아온 다음 해 그는 가족을 설득, 선생님이었던 리카르도 씨의 견습생이 되기 위해 다시 영국 땅을 밟았다. 영국 옥스퍼드에서 1시간 30분 이상 더 들어가는 시골 마을에서 6개월의 낯선 타국생활을 경험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때가 2003년, 그의 나이 55세였다.
“주변 사람들이 한결같이 반대했어요. 평생 사무직으로만 일하던 사람이 그런 육체노동을 어떻게 견디겠냐는 것이었어요. 설사 견딘다고 해도 한국에 들어와서 진짜 ‘천갈이’ 하며 벌어먹고 살 자신이 있냐고 말이지요. 정말로 진심 어린 충고였음을 알았기에 그 마음만 받기로 하고 과감히 떠난 거죠.” 적지 않은 나이의 타국 생활이었으니 힘들밖에다. 음식도 입에 안 맞았고, 대화도 단절된 듯 막막하고 답답했으며, 일 자체도 고되고 힘들었다. 그 마음을 달래려고 시커먼 밤중 학교 운동장 한가운데 서서 큰 소리로 노래 부른 적도 여러 번 있다.
“2개월인가 지나서 영국에 만나러 간 적이 있어요. 얼굴을 봤는데 못 알아보겠더라고요.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그렇게 마를 수 있는지,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 같았어요. 수용소에 갇힌 난민이 따로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아내 오영실 씨는 남편을 대면하자마자 펑펑 울고 말았단다.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집에 가서 쌀밥에 김치 먹고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자자며 붙들고 울었단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었다. 그 고비를 넘어서면서 주변을 여유롭게 바라보게 되었다. 견습 동기생이었던 23살 청년이 낮에는 업홀스터리를 배우고 저녁에는 영시작英詩作을 배우며 밝게 사는 모습에 우리나라 젊은이들과 사뭇 다른 표정을 발견하기도 했고, 이웃 주민들과 어울려 테니스 코트를 뛰어다니기도 했다. 무엇보다 일이 손에 붙으면서 업홀스터리를 하는 재미에 본격적으로 빠져들었고, 그럴수록 일에 가속도가 붙었다. 영국에서 견습 과정을 통해 정통 업홀스터리를 배운 것은 한국인으로는 그가 처음이었다.
“업홀스터리를 해보면 가구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어요. 쉽게 말해 발가벗겨 볼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만들어진 앤티크인지, 앤티크 흉내만 낸 것인지, 멋진 앤티크를 정말 형편없이 훼손시켰는지, 반대로 리프러덕션 가구를 수준 있게 만들어놨는지 모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가구의 출생 비밀과 그동안 어떤 대접을 받아왔는지를 따져보는 것 역시 업홀스터리의 매력이란다. 비교적 가격도 저렴하고 연수도 적을 것이라며 별 기대없이 구입했던 의자 중에서 보물을 발견한 경우도 있고, 지불한 가격에 비해 속이 형편없는 의자도 있었단다. 업홀스터를 의뢰해온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 좋은 제품을 왜 이렇게 망쳐놨는지’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럴 때면 업홀스터리를 배운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이 더욱 커진단다. 하지만 고생한 것 생각하고, 쏟아 붓는 정성과 시간과 정신력을 생각하면 팔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단다. 가격 물어본 후에 무조건 20% 깎아달라고 하는 사람한테는 해주고 싶은 마음이 털끝만큼도 없다. 앤티크의 가치와 역사와 문화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자세가 다르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가격이 너무 비싸니까 다짜고짜 깎아달라는 사람은 ‘가짜’ 같다는 것.
대를 물려 사용하는 생활양식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고급 문화 앤티크. 과거 누군가가 사용한 흔적 위에 자신의 흔적을 더하고, 다음 세대의 또 다른 누군가가 또 다시 흔적을 보태는 역사성,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다. ‘새것’만 좋아하는 우리 문화가 정말 부러워해야 할 가치라고 본다. 그저 외양적인 아름다움과 금전적인 가치로만 앤티크를 바라보기보다 그 이면에 숨겨진 매력, 즉 세월과 문화가 아름답게 겹쳐져 있는 역사성, 시대의 미감을 담은 문화성, 장인의 섬세한 손길로 매만져진 정성 등에 귀 기울여 달라는 것인 김종수 씨의 바람이다.

 

■좋은 의자, 형편 없는 의자 잘 가려내려면?

 

신분을 높이려면 의자를 바꾸어라 고대 이집트 시대에 의자는 명예와 과시의 도구로, 지체 높은 집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물건이었다. 프랑스 루이 14세 시대에 궁중 안에서 의자는 왕과 왕족에게만 허용되었다. 또 군주 앞에서는 여성인 공작 부인들만 스툴에 앉을 수 있었고 그 외 신분의 사람들은 모두 서 있어야 했다. 모서리가 직각이던 의자가 갑자기 둥글게 바뀐 것에는 이유가 있다던데? 루이 16세 시대의 의자는 모서리가 직각이지만,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에 만들어진 의자는 둥글게 제작되었다. 그 이유는 왕이 근시가 심해 걸어가다가 의자 모서리에 정강이를 자주 부딪히는 것을 보고 신하들이 시트의 코너 부분을 둥글게 디자인하라고 지시했기 때문. 서명이 없으면 유럽 앤티크 의자 진품이 아닌 것일까? 18, 19세기 프랑스에서는 법적으로 제작자 또는 생산자가 의자 등의 가구에 직접 서명, 소속된 조합으로부터 검인을 받도록 했다. 그러나 서명이 없다고 무조건 가짜는 아니다. 왕실로부터 특별 후원을 받는 사람이 제작했거나 법령이 미치지 않는 도심 외곽에 사는 사람들의 작품으로 추측할 수 있다. 마호가니가 영국 가구의 대표가 된 사연은? 1709년 유럽 전역에 혹한이 닥쳐 호두나무가 대부분 동사했다. 1720년 프랑스는 급기야 ‘호두나무 수출 금지령’을 내렸는데, 영국이 그 대응책으로 마호가니를 장려해 가구 디자이너 ‘치펜데일’의 마호가니 가구가 본격적으로 제작되었고, 그것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영국 가구 하면 치펜데일 마호가니로 통하게 되었다. 프랑스 앤티크 중 부부 의자 세트에 숨겨진 비밀은? 같은 것은 모양이고, 다른 것은 크기다. 좌석의 크기가 남성용에 비해 여성용이 크다. 이것은 당시 여성드의 의상과 관련 있다. 여인들의 풍성한 패티코트를 때문에 남성용보다 더 넓게 디자인한 것.

집 바로 옆에 마련되어 있는 작업장에서의 김종수 씨. 50대 중반의 그가 업홀스터리라는 생소한 분야를 배우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만류했지만,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1호 정통 유럽 업홀스터리 기능 보유자가 되었다.

 

1 업홀스터리는 100% 핸드메이드로 이루어진다. 업홀스터리 전문가에게 ‘장인’이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2 작은 못을 박을 때 쓰는 좌석 망치, 패브릭을 잡아당길 때 사용하는 도구 등 업홀스터리에게 필요한 도구들. 대부분 귀엽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3 마 지막 단계에 사용하는 패브릭. 유럽산 실크나 자카드 원단으로 패턴과 색감이 화려하다. 4, 5 완성된 업홀스터리의 디테일. 패브릭 가장자리를 따라 촘촘하게 못이 박혀 있는 모습이 정교하고 세심하다.

글 황혜정 기자(lazytime@design.co.kr) | 사진 박찬우 | 보빈느 앤티크에서 영국식 업홀스터리 수강자를 모집한다. 수업은 초급반, 중급반, 고급반으로 나뉘어 일주일에 한 번 진행된다. 문의 02-551-7195

 

낡은 의자는 어떻게 다시 탄생되는가?

1 웨빙 webbing 기존의 원단과 속을 완전히 덜어내고 뼈대만 남긴 후, 가죽 끈을 엮어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시트의 가장 밑바닥을 만드는 작업. 프랑스 스타일의 웨빙은 촘촘하고 틈이 없는 반면, 영국식 웨빙은 엮은 가죽 끈 사이의 간격이 꽤 넓은 편이다. 2 헤시안 hessian 마나 삼베류의 천을 헤시안이라고 하는데, 웨빙된 밑바닥을 덮는 데 사용한다. 말총을 올려놓기 좋도록 평평하게 헤시안을 깔고 좌석 가장자리를 따라‘택’tack이라 불리는 10~16mm 되는 작은 못으로 고정시킨다. 3 스터핑 stuffing 헤시안 위에 말총horse hair을 푹신하게 올려놓는 과정이다. 좌석의 쿠션감과 봉긋한 모양을 결정짓는 요소인 만큼 일정한 높이로 고르게 펴서 올려놓는 것이 관건이다. 4 캘리코 calico 마감재용 패브릭으로 감싸기 전 옥양목 등의 자연 소재 원단으로 말총을 덮어씌우는 과정. 5 패브 릭 fabric 말총이 밖으로 비어져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캘리코 위에 다시 면 솜을 앉힌 후 패브릭으로 감싸 마무리한다. 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천연 소재가 사용된다는 것이 특징.

이정도만 알아도 전문가, ‘각양각색 의자의 종류’

사이드 체어 Side Chair 팔걸이 없이 좌석과 등받이로만 이루어진 일반적인 의자를 통칭한다. 시트가 의자 프레임 ‘위’에 고정된 채 도톰하게 올라와 있는 형태라는 점이 다이닝 체어와 다르다. 다이닝 체어 Dining Chair 이름 그대로 식탁용으로 활용되는 의자다. 시트가 고정되어 있는 사이드 체어와 달리 ‘드랍 인 시트’drop in seat, 즉 의자 프레임 안에 딱 맞게 시트가 끼워져 있는 형태다. 때문에 시트가 좌석 프레임과 비교적 평평하게 수평을 이루고 있고 필요에 따라 시트를 분리할 수도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다이닝 체어는 대개 7~8개가 한 세트로 사이드 체어처럼 팔걸이가 없다. 그중 한두 개에 팔걸이가 달려 있는데, 이는 음식을 서빙하는 주인용 의자로 ‘카르베르’Carver라 불린다. 암 체어 Arm Chair 양팔을 올려둘 수 있도록 팔걸이가 있는 의자를 일컫는다. 팔걸이가 없는 사이드 체어나 다이닝 체어보다 훨씬 중후하고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느낌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에는 팔걸이의 유무를 보면 사용자의 신분을 예측할 수 있다. 베제르 Begere 암체어에서 변형된 것으로, 암체어 팔걸이의 절반 정도 크기와 높이로 양쪽이 막혀 있다. 베제르는 프랑스에서 유래한 의자로 영국에서도 똑같이 불린다. 윙 체어 Wing Chair 등받이가 사람들의 평균 앉은키보다 높고 등받이 양 옆으로 막혀 있는 스타일이다. 팔걸이와는 전혀 다른 모양으로 마치 조류동물이 날개를 펼친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코렉션 체어 Correction Chair 아이들의 자세를 바르게 교정하기 위한 의자로 좌석이 비교적 높고 등받이가 거의 수직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대체로 모두 나무로만 되어 있어 업홀스터리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 프리 뒤 체어 Prie Dieu Chair 기도용 의자로 좌석이 낮고 등받이가 높다. 등받이 상부에도 업홀스터리가 되어 있어 좌석에 무릎을 꿇고 업홀스터리 처리된 등받이 상부에 팔꿈치를 대고 기도하도록 되어 있다. 컨버세이션 시트 Conversation Seat 3~4명이 등을 맞대고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의자 3개의 등받이와 좌석이 둥글게 하나로 붙어 있다. 세티 Setti 일반 소파보다는 약간 작고 폭이 좁은 크기의 소파를 일컫는데, 어른 두 사람이 앉을 정도의 크기다.

 
행복이 가득한 집 200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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